[궁금한 이야기y]
수상한 모자
신발 없이 다니는 아이
아이는 왜 양말만 신고
거리를 누비나
궁금한이야기y 424회 미리보기
수상한 모자, 아이는 왜 양말만 신고 거리를 누비나?
[신발 없이 다니는 아이]
지난 8월 30일, 한 제보자가 꼭 읽어달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에는
5살 정도의 한 남자아이와 엄마로 보이는 여성의
뒷모습이 찍혀있었다. 얼핏 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사진 속 엄마와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사진이 찍혔다는 마포구의 한 거리에선 이 모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는데,
한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거의 매일 동일한 시각에
찾아오는 아이와 아이엄마의 옷이 수개월 째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 속 아이는
신발도 없이 양말만 신은 채 거리를 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까 애 맨발로 가더라고요.
신발 아예 없어. 양말도 다 빵꾸난 거.”
“밥 먹던 숟가락으로 머리 툭 때리고 막.
애가 주눅이 들었어, 엄마가 너무 윽박질러가지고.”
-목격자들 인터뷰 中
아이엄마의 행동으로 보아, 학대가 의심된다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로 우리는 비오는 날에도
양말만 신은 채 걸어 다니는 아이를 목격할 수
있었는데, 더 놀라운 건 그 옆에 아이엄마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같이 있었던 것.
수소문 끝에 모자가 사는 아파트에서 아이의
외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사진 속 딸의 모습을
알아본 그녀는 손자가 신발도 없이 다니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라며 의아해했다. 그리고 아이의
외할머니를 통해 마침내 아이엄마를 만날 수 있었다.
“(신발을) 안 신기는 게 아니고 못 신는 거라고요,
애기가.신으라고 말로 설명해서 안 되면
맴매도 하고...“
-아이엄마 인터뷰 中
아이엄마는 아이가 신발을 신고 다니다가 다친
이후로 신발을 신지 않으려 해서, 양말만 신긴 채
데리고 나갔다고 주장했다. 대신에 아이의 발이
다치지 않도록 까치발을 들고 다니라고
교육했다는 그녀. 이 말이 과연 사실일까?
[아이 양말에 감춰진 엄마의 비밀]
그런데, 아이의 외할머니는 아이엄마가 없는
자리에서 우리에게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딸내미가 정신적으로 충격 받고 나서
저렇게 지 멋대로 하는 거예요.
치료 받아야 되는 건 사실인데...“
-외할머니 인터뷰 中
아이엄마가 갑작스런 임신과 출산으로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다는 것. 게다가 남편과 이혼하게 되면서
또 한 번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혼 후,
방에 틀어박힌 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워왔다는 딸. 그녀와 아이만이 있는 그 방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부모님의 동의하에 모자가 생활하는 방에 설치한
관찰카메라에는 믿기 어려운 장면들이 찍혀있었다.
아이를 잘 돌보던 엄마가 갑자기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데, 아이는 피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5살 아이에게 젖병으로
분유를 먹이는가 하면, 아직도 기저귀를 채워
생활하게 하는 등 이해하지 못할 생동을 하고
있었다. 모자의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아이도
엄마도 시급히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며
우려하는데... 우리는 아이의 친권자인 전 남편과
함께 그녀를 설득하기로 했다.
그리고 어렵게 성사된 아이아빠와의 자리에서
그녀는 지난 세월 혼자 감당해온 속내를 힘겹게
털어놓는데...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 에서는 신발을 신지
않은 아이의 외출, 그 뒤에 감춰진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에 귀기울여본다.
[출처]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