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도깨비 할아버지의 둥지

바다 일 40년 경력

 박동오 할아버지 

손주 선비 차빈이

 강원도 고성 거진항 




동행 213화 미리보기 


도깨비 할아버지의 둥지


# 도깨비 할아버지

강원도 고성 거진항.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다를 누비는 도깨비 할아버지가 있다. 

바다 일을 업으로 삼아온 예순 여덟의 

박동오 할아버지. 남들은 벌써 은퇴했을 나이에,

 할아버지는 젊은 사람들보다 더 부지런히 

몸을 놀린다. 할아버지만을 바라보는 손자들

 때문이다. 4년 반 전 객지에 나가살던 아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형편이 되면서, 일찌감치

 아내를 하늘로 보내고 홀로 지내던 할아버지는 

이곳저곳 떠돌이 생활을 하던 어린 손자들을

 품에 안게 됐다. 본격적인 오징어 철이 

시작되면서 몸과 마음이 바빠진 할아버지. 

애타게 할아버지가 오기만을 기다릴 손자들을

 생각하며 할아버지는 오늘도 힘차게 낚싯줄을 

잡아당긴다. 남들은 무뚝뚝하고 무섭게 

생겼다고들 하지만, 아이들에겐 누구보다 

선하고 따뜻한 도깨비. 아이들은 말한다. 

“우리 할아버지는 바다를 지키는 

착한, 바다 도깨비에요!”





# 선비의 도시락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작은 집에서, 

선비와 차빈이는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처음엔 

냉장고도 편하게 열지 못할 만큼 매사에

 할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던 선비. 한창 애교도

 많고 재롱도 부릴 나이지만 아이들은 잘 웃지도, 

잘 울지도 않았다. 갑작스럽게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게 되면서 어린 나이에 여러 번

 보금자리를 옮겨야 했던 남매. 외할머니의 

집에서, 엄마의 집으로 그리고 아빠의 집에서

 지금의 할아버지 집으로... 상처투성이의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게 된 건 모두 

할아버지 덕이다. 선비는 이런 할아버지가 

다친 곳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고사리 손으로 도시락을 만들어

 놓는다. 열 살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돕는 것도

 오롯이 열두 살 선비의 몫. 하지만 선비는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묵묵히 엄마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런 두 손자들을 위해 오늘도

 할아버지는 사랑이 담긴 도시락을 챙겨 집을 나선다. 


 

# 할아버지의 둥지

바다가 한 눈에 담기는 언덕 위 파란 지붕 집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할아버지. 어쩐지 그 눈에

 걱정과 슬픔이 서려있다. 얼마 전 집터가

 팔리면서, 세 식구가 집에서 쫓겨나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낡고 오래된 집을 

고쳐가며 30년 넘게 정을 붙인 집이었다. 

이제 겨우 아이들의 손때가 묻기 시작한 

소중한 집. 정든 집을 떠나야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쓰리지만 무엇보다 걱정인 건 

아이들이다. 손자들이 맘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따뜻한 둥지를 만들어주겠노라고

 다짐했는데... 웃다 지쳐 잠든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거실 공기를 가득 채운 할아버지의 한숨. 

걱정이 앞서지만 어떻게든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듯 단단히 낚싯줄을 감아 매는 할아버지다.


방송일시 : 2019년 6월 8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이광률 / 글. 구성 : 권선 / 조연출 : 임태호 / 서브작가 : 문세리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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